어느 날 감사팀에서 면담을 요청하거나, 지난 몇 년 치 정산 자료를 내라는 메일을 받으면 누구나 당황합니다. 회사가 자금 흐름이나 재고 차이를 확인하려고 내부 감사를 시작했다면, 그 결과에 따라 업무상횡령 고소로 이어질 수도 있고 내부 정리로 끝날 수도 있습니다. 이 문서는 감사 단계에서 무엇부터 하고 무엇을 조심하면 좋은지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공정한 절차를 고민하는 회사 쪽 담당자에게도 참고가 될 내용입니다.
감사는 수사가 아니지만 기록은 그대로 남습니다
내부 감사는 회사가 스스로 사실을 확인하는 절차입니다. 경찰 수사와 달리 강제로 무엇을 압수하거나 출석을 강요할 권한은 없고, 회사 규정과 근로 관계의 범위 안에서 진행됩니다. 그래도 감사에서 작성된 면담 기록, 제출한 소명서, 서명한 확인서는 회사가 나중에 고소를 결정할 때 핵심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감사 단계의 말과 서류는 이후 절차까지 이어진다고 생각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감사에서 한 설명과 나중에 경찰에서 한 설명이 다르면, 내용이 사실이더라도 왜 달라졌는지를 따로 해명해야 하는 부담이 생깁니다. 업무상횡령 사건에서 감사 기록이 사건의 첫 장이 되는 경우가 많은 이유입니다.
감사가 시작되면 무엇을 확인하려는 감사인지 먼저 물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특정 거래를 확인하려는 것인지, 부서 전체의 업무 방식을 점검하려는 것인지에 따라 준비할 자료와 답변의 범위가 달라집니다. 감사 범위를 서면으로 받아 두면 질문이 넓어지더라도 어디까지가 처음 요청이었는지 구분할 수 있습니다.
첫날부터 할 일: 손대지 않고 목록을 만듭니다
감사가 시작되면 불안한 마음에 메일을 정리하거나 파일을 지우고 싶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록을 지우거나 고치는 순간 남은 설명까지 믿기 어려워지고, 경우에 따라 다른 문제가 더해질 수도 있습니다. 첫날부터 할 일은 다음 순서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 회사 시스템의 파일·메일·전표는 그대로 둔다
- 감사가 묻는 거래나 기간을 구체적인 목록으로 받아 적는다
- 본인이 정당하게 가진 개인 기록(개인 메시지, 일정, 계좌 내역)을 따로 정리한다
- 기억하는 내용과 기록으로 확인되는 내용을 나눠 메모한다
- 모르는 부분은 추측하지 않고 확인 뒤 답하겠다고 남긴다
자료를 낼 때는 원본보다 사본을 내고, 무엇을 언제 냈는지 목록으로 남겨 두세요. 같은 자료를 여러 번 요청받아도 일관된 자료를 낼 수 있고, 나중에 어떤 자료를 바탕으로 판단이 내려졌는지도 되짚을 수 있습니다.
질문을 받은 거래가 법인카드 결제라면 법인카드 사용 문서의 건별 정리표 방식으로 답을 준비하면 설명이 짧고 분명해집니다.
확인서나 각서에 서명하기 전에
감사 막바지에 회사가 "확인서"나 "각서"를 내밀며 서명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에는 문제 된 금액과 기간, 사용 경위, 변상 약속이 한꺼번에 적혀 있기도 합니다. 서명하기 전에 금액이 어떤 거래를 더한 것인지, 업무로 쓴 돈이나 이미 정산한 돈이 섞이지 않았는지, "횡령을 인정한다"처럼 법적 평가를 담은 문장이 들어 있지 않은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내용에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고쳐 달라고 요청하거나 검토할 시간을 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서명했다면 사본을 받아 두세요. 변상을 약속하는 문구가 있다면 그 변상이 어떤 거래에 대한 것인지, 나눠 갚는다면 일정이 어떻게 되는지를 구체적으로 적어 두는 것이 이후 분쟁을 줄입니다.
면담 기록을 회사가 작성했다면 그 내용을 읽어 보고, 본인이 한 말과 다르게 적힌 부분을 고쳐 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지도 확인해 보세요. 질문과 답이 요약되는 과정에서 원래의 뜻이 달라지는 일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감사 뒤에 이어질 수 있는 절차
감사 결과에 따라 회사는 내부 징계, 변상 협의, 형사 고소 가운데 하나 또는 여럿을 택할 수 있습니다. 고소가 이루어지면 2026년 10월부터는 경찰서의 사법경찰관이 사건을 맡고, 횡령은 중대범죄수사청법이 정한 중대범죄 목록에도 올라 있어, 사안에 따라서는 그 기관이 수사를 넘겨받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경찰이든 중대범죄수사청이든 수사를 마치면 공소청 검사가 재판에 넘길지를 판단합니다.
경찰 조사를 받게 되면 변호인이 신문에 참여하도록 신청할 수 있고, 변호인은 신문 뒤 의견을 말하거나 부당한 신문 방식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감사 때 남긴 메모와 서류 사본은 이 단계에서도 진술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바탕이 됩니다. 회사 쪽 담당자라면 감사 결과를 정리할 때 확인된 사실과 추정을 나눠 적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의심 금액과 확인 금액이 뒤섞인 보고서는 고소장으로 옮겨진 뒤에 바로잡기가 어렵습니다. 퇴사한 뒤에 감사나 문제 제기가 시작되었다면 퇴사 뒤 대응 문서를 함께 보세요.
자주 묻는 질문
Q. 감사 면담에 다른 사람과 함께 들어갈 수 있나요?
A. 내부 감사는 회사 절차여서 동석이 가능한지는 회사 규정과 협의에 따라 달라집니다. 동석이 어렵다면 면담 직후 들은 질문과 답한 내용을 바로 메모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Q. 회사가 업무용 컴퓨터를 회수했는데 개인 자료가 들어 있다면요?
A. 개인 자료가 있다는 사실과 그 범위를 회사에 알리고, 돌려받을 방법을 서면으로 요청해 두세요. 직접 접속해 지우거나 가져오는 방식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리
내부 감사는 수사가 아니지만 그 기록은 업무상횡령 판단의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자료를 그대로 두고, 질문을 목록으로 받고, 서명 전에 내용을 확인하는 순서를 지키면 이후 절차에서도 설명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전체 질문은 업무상횡령 안내 첫 화면에서 이어집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거: 형법 제355조 제1항·제356조,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변호인의 참여), 중대범죄수사청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중대범죄), 공소청법(2026-10-02 시행) — 국가법령정보센터 2026-10-2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