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업무상횡령과 회계 계정, 가지급금⁠·가수금⁠·전도금 읽는 법

작성 2026-10-26 · 업무상횡령

회사 자금 문제를 다루다 보면 장부의 계정 이름이 대화의 중심에 놓이곤 합니다. "가수금이니 내 돈을 돌려받은 것", "전도금이니 정산만 하면 되는 돈"처럼 계정 이름 하나로 업무상횡령 여부가 정해지는 것처럼 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계정은 회계 담당자가 거래를 분류하는 방식이고, 형사 판단은 그 돈의 주인과 사용 권한을 따로 봅니다. 이 글은 자주 등장하는 다섯 가지 계정을 하나씩 읽으면서 각각 어떤 질문으로 이어지는지 정리합니다.

계정 이름은 회계의 언어입니다

회계 장부는 돈이 들어오고 나간 사실을 일정한 규칙으로 분류해 적습니다. 그 분류에 붙이는 이름이 계정이고, 같은 거래라도 담당자의 판단이나 회사의 관행에 따라 다른 계정으로 적힐 수 있습니다. 결산 때 임시 계정을 정리하면서 다른 이름으로 옮기는 일도 흔합니다.

업무상횡령 여부를 따지는 형사 절차의 질문은 이와 다릅니다. 그 돈이 회사 것이었는가, 그 돈을 맡아 관리한 사람이 누구였는가, 회사가 허락한 범위를 벗어나 처분했는가. 계정 이름은 이 질문에 답하는 단서가 될 수는 있지만 답 자체는 아닙니다. 그래서 장부를 읽을 때는 계정 이름 옆에 실제 거래의 모습을 나란히 적어 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가지급금과 가수금: 나간 돈과 들어온 돈의 임시 이름

가지급금은 회사에서 돈이 나갔지만 용도나 금액이 확정되지 않아 일단 붙여 둔 이름입니다. 대표나 임원이 가져간 돈이 이 계정에 오래 머물러 있으면 회사가 그 사람에게 빌려준 돈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대여였는지는 지급 목적과 절차, 상환 약정으로 따로 판단됩니다. 자세한 판단 요소는 가지급금 처리 문서에 정리했습니다.

가수금은 반대 방향입니다. 회사에 돈이 들어왔지만 어떤 성격인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을 때 붙이는 이름으로, 작은 회사에서는 대표가 운영 자금을 개인 돈으로 넣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넣은 돈을 나중에 돌려받는 것은 빌려준 돈을 회수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장부에 적힌 가수금이 실제로 들어온 돈인지, 금액이 맞는지가 다투어지는 경우가 있어, 입금 당시의 통장 기록이 판단의 열쇠가 됩니다. 대표가 주식을 모두 가진 회사라면 1인 회사 대표를 다룬 문서도 함께 참고할 만합니다.

전도금: 미리 내려보낸 경비

전도금은 지점이나 현장, 출장자에게 앞으로 쓸 경비를 미리 내려보낸 돈입니다. 받은 사람은 그 돈을 정해진 용도에 쓰고 나중에 증빙과 함께 정산하는 것이 일반적인 흐름입니다. 그래서 전도금을 받은 사람은 정산 전까지 회사 돈을 맡아 둔 위치에 있게 됩니다.

문제가 되는 장면은 정산이 늦어지거나 빠지는 경우입니다. 쓰고 남은 돈을 돌려놓지 않았거나, 증빙 없는 지출이 많거나, 현장 경비와 개인 지출이 한 통장에서 섞인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전도금이 문제 될 때는 받은 날과 금액, 실제로 쓴 내역, 정산 보고일, 남은 돈의 처리 경과를 차례로 맞춰 보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현장 책임자가 바뀌면서 전도금 잔액이 제대로 넘겨지지 않은 경우도 자주 다툼이 됩니다. 이때는 교대 당시의 잔액 확인서나 시재 점검 기록이 어느 시점부터 누구의 책임이었는지를 가르는 자료가 됩니다.

미지급금과 대여금: 갚을 돈과 빌려준 돈

미지급금은 회사가 이미 물건이나 서비스를 받았지만 아직 대금을 치르지 않은 돈, 곧 회사가 갚아야 할 돈입니다. 이 계정 자체가 횡령을 뜻하지는 않지만, 거래처에 보낼 돈을 지급한 것처럼 장부를 처리하고 실제로는 다른 곳으로 보낸 경우라면 자금 흐름을 따로 따져야 합니다. 미지급금 잔액과 거래처가 확인해 준 채무 내역이 서로 맞는지가 점검 대상이 됩니다.

대여금은 회사가 임직원이나 관계 회사에 빌려준 돈입니다. 정식 대여라면 결정 절차, 약정서, 이자와 상환 조건이 갖춰져 있는 것이 보통입니다. 장부에 대여금으로 적혀 있어도 이런 절차가 없고 상환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이름만 대여일 뿐 실질은 다르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계정별로 던질 질문을 한 표에

계정회계상 뜻형사 판단에서 따로 묻는 것
가지급금용도가 정해지지 않은 지출지급 목적과 절차, 상환 약정
가수금성격이 정해지지 않은 입금실제로 들어온 돈인지, 돌려받은 금액이 맞는지
전도금미리 내준 경비정산 여부, 남은 돈의 처리
미지급금회사가 갚을 돈장부 처리와 실제 송금처가 같은지
대여금회사가 빌려준 돈대여 절차와 상환 이행

이 표는 결론을 내려 주는 공식이 아니라, 계정 이름을 보고 다음에 무엇을 확인할지 떠올리기 위한 목록입니다. 문제를 제기하는 회사 쪽이든 설명해야 하는 쪽이든 같은 질문으로 장부를 읽으면 대화가 훨씬 구체적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회계 담당자가 계정을 잘못 분류했다면 그것만으로 문제가 되나요?

A. 계정 분류의 착오 자체가 곧 횡령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잘못된 분류로 실제 자금 흐름이 가려졌다면 그 경위가 함께 살펴질 수 있으니, 분류를 바꾼 시점과 이유를 기록해 두세요.

Q. 세무 대리인이 정한 계정대로 처리했다면 책임이 없나요?

A. 세무 처리를 맡긴 사실은 경위를 설명하는 사정이 될 수 있지만, 돈을 실제로 어떻게 썼는지에 대한 판단을 대신하지는 않습니다. 대리인과 주고받은 자료를 보관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정리

가지급금, 가수금, 전도금, 미지급금, 대여금은 거래를 분류하는 회계의 이름이고, 업무상횡령 판단은 돈의 주인과 처분 권한이라는 다른 질문으로 이루어집니다. 계정 이름 옆에 실제 거래를 나란히 적는 것에서 시작해 보세요. 장면별 질문은 업무상횡령 안내 첫 화면에서 이어집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거: 형법 제355조 제1항(횡령)⁠·제356조(업무상 횡령) — 국가법령정보센터 2026-10-20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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